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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폐지는 서민·중산층 증세정책이자 차별정책
  •  2009/12/19
[참여연대]부자감세, 편가르기식 세제정책으로 정부는 무엇을 얻으려는가
기획재정부(장관: 윤증현) 등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업무추진계획에 따르면 내년 11월까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재산세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종부세가 폐지될 예정이다.

현행 0.5∼2%대인 종부세율이 0.1∼0.4%인 재산세율로 통합될 경우, 종합누진세율이 더욱 낮아지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또한 정부는 내년 말까지 완화돼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도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2주택자 50%ㆍ3주택자 60%)는 내년 말까지 기본세율(6∼35%)을 적용하도록 이미 완화돼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중과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기본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 다시 기존의 중과제도로 환원하는 방안, 완화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이 모두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에 제도의 성과와 부동산시장의 동향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소장: 최영태 회계사)는 경제위기로 인한 막대한 재정초과지출로 국가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부 최상위 부자들에게만 부과되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양도세 중과 또한 완화하는 것은 결국 서민ㆍ중산층에 대한 실질적인 증세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특히 납부자가 주로 수도권에 집중돼있는 종부세의 특성을 감안할 때, 종부세의 지방세(재산세) 전환은 종부세로 배분되던 지방교부금의 큰 감소를 초래할 것이고, 이로 인해 수도권과 지역간 격차를 더욱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참여연대는 서민과 중산층, 지역 주민에 대한 차별을 극대화시키는 정부의 종부세 폐지 및 편가르기식 세제 정책 방침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정부의 자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고액부동산에 대한 보유세로 2005년도 신설된 종부세는 헌법재판소의 부부합산 과세 위헌 판결로 인해 기존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기준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 되는 등 이미 과세액이 대폭 줄어들어 '부자감세'논란을 증폭시킨바 있다.

또한 종부세 대상자들의 세부담도 현재 크게 완화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게 된다면 재산세에 대한 최상위 과표구간이 새로 신설된다 하더라도 현행 종부세율 보다는 인하된 세율로 조정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결과적으로 종부세 폐지의 혜택은 종부세를 내고 있는 2% 국민에게만 해당되는 특혜가 되는 셈이다.

더구나 최상위 특정계층만을 위한 이 같은 감세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 부족분은 서민ㆍ중산층이 고스란히 메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종부세의 폐지는 '부자감세, 서민 증세'정책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2008년의 법인세, 소득세 등에 대한 대폭적인 세율인하 및 종부세 과세대상 및 세율 완화로 향후 5년간 90조원의 재정 감소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재정건전성 악화는 물론 재정파탄의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종부세 폐지 방침은 이명박 정부의 '1% 부자정권 성격'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조세부담 능력이 있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깍아주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당장 내년 3월부터 서민들의 필수 가전인 냉장고, TV, 세탁기 등에 개별소비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한시적으로 사회취약계층에게 지급했던 생계보호 복지예산 4181억 원도 전액 삭감된다.

또한 가스 등 에너지 요금이 원가에 연동되는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서 서민ㆍ중산층은 국제경기로 인한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되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전국민의료보험제도 도입을 위해 비용 절반을 부자증세로 감당할 예정이라 하고, 영국 정부는 연소득 15만파운드(약 2억9천만원) 이상의 소득자에 대해 최고 50%의 소득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써 영국 정부는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난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적자를 '부자증세'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이 국가재정에 대한 부자들의 부담을 늘려 전국민을 위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 확충에 나서고, 경제난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유독 한국정부는 부자감세 방안에 골몰하는 것이다.

사회통합을 통해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효과도 없는 부자감세로 서민ㆍ중산층, 지역주민들의 박탈감만 고조시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납득하기 어렵다.

참여연대는 이 정부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양극화를 부추기는 세제정책을 강행하는 우(愚)를 더 이상 범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참여연대
기사 게재일 : [ 2009/1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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